어제가 세계일주하고 한국에 돌아온 지 정확하게 만 5년 되는 날이었네요.
그래서 이참에 기억 되새김질도 할 겸, 여행 후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사실 이 블로그를 시작하는 이유이기도...
원래 계획대로라면, 후기가 3년 전에 책으로 나왔어야 하지만,
열심히 문서를 작업하던 중
한글파일의 비번을 분실한 후...... 지금까지 포기하다가
여행에 대한 기억이 흐릿해 지는 게 아쉬워서
정리도 한번 해둘 겸, 블로그에 내용도 채울 겸 후기 시작합니다.
제가 여행하면서 하루도 안 빼고 쓴 일기를 바탕으로,
가능한 한 그 느낌 그대로 옮길 거라서 문체가 마음에 안 드시면 뒤로 가기 ㄱㄱ
그럼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출발 전까지 과정에 대해서 기억나는 대로 정리해 볼게요.
세계일주를 계획하게 된 동기는 사실 별거 없었어요,
여행을 생각하기 이전에
'2학년 마치고 본격적으로 전공이 시작되기 전에 편입을 준비해 볼까'
라는 생각에 휴학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2학년 2학기를 보내고 있는데 발단은 공업수학이라는 강의에서 였어요.
당시 교수님으로 오신 강사님이 종종 본인 여행하신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박사과정인 대학원생이셨음, 지금은 그냥 누나라고 부름)
그 중에 이집트 사막에 다녀온 이야기가 있었어요.
디테일한 것은 기억 안 나고,
친구랑 같이 모래언덕에 앉아서 사막에 일출을 보고면서 감상에 젖어들고 있었는데,
같이 투어를 하시던 할아버지께서
“나는 지금에서야 이런 것을 경험하는데, 내가 학생들 나이에 이런 것을 보며 지금 이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면 내 인생을 많이 달라졌을 거야”
라고 말씀하셨데요, 그 말이 그렇게 마음에 와 닿았다는 거예요(저도 감동하면서 들음)
그리고 본인도 거기서 느낌 감명을 잊지 못한다고 하시더라구요.
이 이야기 듣고 원래 편입준비 전에 짧게 유럽이나 다녀올까 생각했는데,
유럽에 이집트가 추가되었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제 친구놈 하나가 큰 동기를 제공했어요,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외국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왜 남자애들 술자리에서 이야기하면 술 좀 올라오면 격해지잖아요.
한창 격한 토론을 하던 중 그 친구가
“그래서 너 유럽 안가봤자나? 거긴 그렇다니까?”
이 한마디가 자존심에 불을 질렀고, 그 자리에서 결심했어요.
“세계일주 간다 히밤 앞으로 내 앞에서 그딴 소리 못하게..”
ㅎㅎㅎ 이래서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다짐한 게 2009년 9월 이었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어머니는 단박에 OK. 아버지는 대답도 안하셨어요 처음에.
그 뒤로도 종종 말했지만, 아무 대답 안하셔서 허락한 줄 알았지만..ㅋㅋ
학기 중이라 어떻게 준비해야지 계획만 세우고
별다른 준비는 못했어요, 여권 만든 정도가 전부,
방학하고 바로 라섹수술을 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준비는 1월부터 했네요.
사실 막상 방학하니까 여행을 갈까 말까 귀찮은 생각도 좀 들었는데,
마음잡고 본격적으로 지인들을 만나면서 조언을 듣고,
부족한 경비도 지원 받으러 다녔어요.
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여행을 동기 정도 되겠네요.
막 적고 나니까 제가 확실히 글재주가 없는게 느껴지네요.....ㅎㅎㅎ
쓰다보면 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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